<2016년 5월 28일>
친구가 상해로 놀러왔다. 이 친구로 말할 것 같으면 한국외대 아랍어과를 전공하고 아랍어, 영어, 프랑스어, 우즈벡어 등 여러나라 언어의 마술사이다. 나 또한 영어와 중국어를 할 줄 알지만, 이 친구의 스펙에 비하면 명함 내밀기가 부끄러울 정도이다.
어느 날 친구와 메신저로 대화를 하다가 신장위구르 이야기가 나왔고, 마침 난 중국에 거주중이었고, 친구는 위구르어가 가능했기에 자연스럽게 여행까지 가게 된 것이었다. 우즈베키스탄과 신장이 언어가 비슷하다고 한 80%정도는 대화가 통한다고 했다.
조사해 본 바로 위구르 지역은 한족과 위구르족이 함께 살지만, 엄격하게 거주지역이 구분되어 있어 사실 나의 중국어는 그 곳에서만큼은 실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 미지수였다.
상해에서 친구와 여행준비를 하며 하루를 보내고 드디어 5/28일 우리는 상해-우루무치남역으로 향하는 기차에 몸을 실었다.
기차는 저녁 7시 40분에 우루무치 남역으로 향하는 Z40 이다. 참고로 중국의 기차는 등급에 따라 여러가지가 있는데, 우리가 타고갈 Z는 直达特快列车 의 앞글짜 발음을 딴 열차로, 굳이 한국어로 직역하면 개빠른열차 정도 되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해-우루무치남역 까지는 이틀 정도가 소요된다고 했다.
3,919km.. 사실 북경에서 홍콩까지 기차로 가 본 적이 있는데, 그 때의 기억을 되짚어 보면 나름 괜찮았던 것 같기도 하다. 장거리 기차여행은 대부분 침대칸을 이용하게 되는데, 중국이 기차가 나름 잘 되어 있어서 이게 은근 편하다. 침대칸은 윗칸과 아랫칸 중 선택할 수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윗칸을 선호한다. 일단 아랫칸은 눈뜨고 일어나면 공용공간(?) 이 되어 버린다. 온가족이 모여서 해바라기씨를 까먹으며 담소를 나누는데, 사방에 날리는 해바라기씨와 복도에 아무렇게나 누워있는 사람들의 진풍경을 보고 싶다면 적극 추천한다. (물론 글을 쓰는 2023년에는 어떻게 바뀌었을지 모르지만 2016년의 모습은 그랬다.)
상해남역은 평일 저녁인데도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었다. 사실 중국 제1의 경제도시이며, 사실상 개인적으로는 실질적인 수도라고 생각하는 도시이기에 뭐 이정도는 당연하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다. 한국 기차역의 풍경과 다른점이라면, 저 앞의 개찰구를 통과하려면 순간스피드와 재치기, 그리고 몸싸움 스킬이 필요하다는 정도이다. 검표를 알리는 방송이 나오자마자 사람들이 개찰구를 향해 달려가는데, 아마 전쟁이 난다면 피난가는 사람들의 행렬정도 되지 않을까 싶다.
잠시 후 우리는 열차를 향해 달리기 시작했고, 무사히 투루판북역을 향한 이틀간의 기차여행을 시작했다.
-다음편에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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