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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을 찾아서

제주공항 근처 카페 무튼

by 창창한 포리얌 2022. 10.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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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빈티지하고 아담한 카페탐방에 맛을 들였다. 사실 제주에는 이름만 들으면 누구나 알법한 큼직한 카페들도 많지만, 개인적으로는 개인이 운영하는 소소하고 특색있는 분위기의 카페를 좋아한다. 한창 빈티지한 소품들에 빠져있을 때에는 개화기 느낌 물씬 풍기는 서울과 인천 등지의 카페에도 갔었는데, 제주에도 점점 그러한 곳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오늘 가 볼 곳은, 제주공항 근처에 위치한 카페 '무튼' 이다.

<제주공항 근처 카페 '무튼'>

카페는 제주공항에서 차로 5-10분정도 거리에 있고, 남초등학교 맞은편에 위치해 있다. 사실 시내 한복판에 있는 카페를 제주에서는 많이 찾는 편은 아니지만, 제주시 동문시장이나 삼성혈 국수거리 등을 돌아보기 전후로 들러서 커피한 잔 마시면 좋을 공간이라고 생각되어 방문해 보기로 했다. 무엇보다, 벽돌로 이루어진 외관이 5초 유럽 감성이 묻어나서 마음에 든다.

카페 입구 쪽에는 영어와 한글로 무튼 이라는 간판이 쓰여져 있는데, 무튼 그렇다고 한다. 처음에는 아주 작은 카페인 줄 알았지만, 지하에 메인공간이 마련되어 있다고 했다. 1층에서 음료와 디저트를 주문하고 내려가서 조용히 시간 보내기에 딱일 듯 싶었다.

<카페 무튼 메뉴판>

메뉴는 3,000원부터 5,500원까지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는데, 첫 방문에는 무조건 시그니처가 국룰이기에 난 쿠키넛라떼로 주문을 해 보았다. 토피넛과 로터스쿠키의 조합은 절대 실패하지는 않을 것 같았다.

<카페 무튼의 대표메뉴들>


벽에는 대표메뉴로 추정되는 음료 사진이 붙어 있었다. 내가 마실 음료가 아마 저 세가지 중 하나일 것이라고 생각된다. 일단 비쥬얼은 합격! 역시 카페는 아기자기하고 예쁘면 일단 반은 무조건 먹고 들어간다고 보면 된다.

<쿠키와 빵들도 판매하고 있다>


쿠키와 스콘, 빵들을 커피와 같이 파는 것은 어느덧 당연시 되어 버렸다. 대규모로 차린 베이커리 카페들이 문전성시를 이루는 것을 보면, 이것도 유행일까 아니면 서구화 되어가는 입맛 때문일까.

카페에는 베스트셀러 도서들도 비치되어 있었는데, 이게 디피용인지 아니면 가져다가 읽을 수 있는지는 알 수 없었다. 여담으로 저 중에서 딜러구트 꿈백화점은 사서 읽어 보았고, 아몬드는 가르치던 학생에게 선물로 준 적이 있는데 두 책 모두 꼭 읽어볼 만한 책이다. 특히 아몬드는 방황하는 청소년들이 꼭 읽어야 하는 책이라고 하니, 어디에선가 방황하고 있다면 읽어보길 권한다.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을 지나면 테이블 대여섯개가 놓여 있는 프라이빗 한 공간이 등장한다. 화이트 톤의 벽과 따스한 조명, 그리고 아기자기한 소품들이 조화롭게 비치되어 아늑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커피를 달리는 소녀>

벽면에는 귀여운 소녀(?)가 커피를 테이크아웃하여 어디론가 달려가고 있는 그림이 붙어 있다. 아마 커피를 받아서 계단으로 내려가는 모습을 그림으로 표현한 것이 아닐까 싶다. 근데 계단을 저렇게 내려가다가는 데구르르 구르기 딱이다.

<계단 밑에 있는 화분>

계단의 끝자락에는 작은 화분이 다소곳하게 놓여 있는데, 순백의 분위기와 묘하게 잘 어울린다. 다시 말하지만, 여기 사장님은 미적인 조예가 깊으신 것이 분명하다 싶다.

벽에 걸려있는 이런저런 소품들을 구경하는 것은 참 재미있다. 저런 것들을 하나하나 모으는 것도 대단하고, 어울리는 물건을 고르는 안목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더욱 대단한 능력이다. 미적감각이란 정말 아무나 가질 수 없다. 그런 능력은 어느정도 타고나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여기 카페는 참으로 좋다.

그렇게 한 5분정도를 서성이고 있으니 직원분께서 주문한 음료를 테이블에 올려놓고 가신다.

<쿠키넛라떼>

제법 그럴싸하게 생겼다. 이건 마셔보지 않아도 이미 머릿속에 맛이 그려지는 그런 느낌이다. 저 로투스 쿠키로 말할 것 같으면, 식당에서 후식으로 먹는 커피에다가 찍어먹으면 그 맛이 기가 막히다. 집에서 해 보고 싶으면 맥심 모카골드 한통과 대형마트에서 파는 로투스 쿠키만 있으면 된다.

고소한 토피넛에 부드러운 수제 크림, 그리고 아삭거리는 쿠키의 질감이 합쳐져서 깔끔한 맛을 선사한다. 카페인 향도 진하지 않고, 부담없이 마실 수 있는 메뉴라고 말할 수 있겠다. 자극적이거나 너무 달달한 음료가 식상하다면, 이 쿠키넛라떼 한 번 주문해 보는 건 어떨까 싶다.
이 날 점심을 막 먹은 후 방문한 터라, 디저트나 쿠키류를 주문하지는 않았지만, 아마 그것들과 곁들여 먹는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로투스 쿠키가 박혀있다>

잠시 1층에 올라가니 댕댕이 한 마리가 시큰둥하게 누워있다. 세살이라고 하는데 고놈 참 똘망똘망하게도 생겼다 싶다. 사진 찍히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고 하는데, 딱봐도 만사 귀찮은 눈빛이 마치 나의 모습을 투영하고 있는 것 같아 웃음이 난다.

<카페 대표 댕댕이, 3살>

지하에도 책들이 몇 권 비치되어 있었다. 우연찮게도 책들 제목이 모두 매우 와닿는 것들이었는데, 시간이 넉넉하다면 한두시간 앉아서 느긋하게 책 한권 읽어보고 가는 것도 좋을 듯 싶다. 독서량이 예전에 비해 많이 줄어든 요새, 이런 카페에서나마 책들을 읽을 수 있다는 것은 큰 행운이다.

<나다운게 뭔데? 라고 반문하고 싶은 책 제목>

<이런 소품들은 대체 어디서 구하는 걸까? 탐난다>


오늘 방문한 제주공항 근처 카페 '무튼'은 말 그대로 무튼 한 번쯤 가보라고 권하고 싶은 곳이다. 이런저런 이유 생각할 것 없이 그냥 발걸음 닫는데로 걷다보면 마주하게 되는 그런 곳이다. 연인끼리, 친구끼리, 아니 그냥 혼자라도, 무튼 그냥 기본만 내킨다면 한 번 찾아가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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