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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해 보아요

파나소닉 루믹스 S5M2 간략 개봉기 (feat. 영상af 떡상)

by 창창한 포리얌 2023. 2.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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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시절, 나의 아버지는 전자제품 광이셨다. 지금 시대라면 아마 '덕후'나 '매니아' 정도 되지 않을까? 덕분에 난 좀처럼 구하기 힘들었던 기기들을 다양하게 물려받아 사용해 볼 수 있었다. 게임기, 자전거, 컴퓨터, 카메라 등등... 그 수많은 물건들 중에 유독 아끼시는 것은 바로 카메라였다. 어머니와 연애시절에 찍으셨던 사진들을 보면 조류, 풍경, 인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필름카메라를 들고다니시며 사진을 찍으셨던 것 같다.

그리고 어느덧 시간이 흘러, 난 어릴 적 물끄러미 바라보던 그 아버지의 모습이 되었다.
이것도 유전일까 싶지만, 나에게도 얼리어댑터 기질이 있다. 사실 좋게 말해서 그렇지, 주변에서 보면 이것도 병이라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이다. 이유인 즉슨, 성인이 되고나서 지금껏 수많은 카메라들을 바꿔왔기 때문인데 (정작 사진 실력이 그닥 늘지 않았다는 것은 좀 아리송하다.), 이제는 친구들도 내가 새로운 기기를 살 때면 그닥 잔소리도 하지 않는다, 어쩌면 포기한 건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이렇게 긴 서론을 뒤로하고, 최근 오랫만에 나의 구매욕을 자극하는 신제품이 출시된다는 소식을 들었다.
파나소닉의 풀프레임 미러리스 'S5 mark2 (이하 s5m2)' 가 바로 그 주인공 되시겠다. 이 카메라를 구매하기 위해 그간 정들었던 니콘의 z6와 캐논의 r6, 그리고 후지의 x100f까지 모두 정리했다. 영상과 사진을 하나의 바디로 끝낼 수 있을까를 고민하던 차에, s5m2의 출시는 단비같은 뉴스였다. 무엇보다 정식 출시전부터 각종 해외 유튜브들과 매체들에서 입이 닳도록 칭찬하던 af성능의 향상은 (정확하게 말하면 영상 af) 피부로 느껴보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

좀 더 자세하게 말하자면, 그간 컨트라스트 방식의 af만을 고집하던 파나소닉이 드디어 자사 풀프레임 미러리스 라인에서는 처음으로 위상차 af를 탑재해서 출시한 것이다. 저조도 환경이나 움직이는 물체를 촬영하는데에 있어 특별히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많은 이들에게는 꿈같은 소식이었다. 빠르고 신속한 것을 추구하는 상업에서도 물론 환영받을 일이지만 이를 차치하더라도 빨리빨리에 익숙한 한국인들에게 느린af는 용서할 수 없는 문제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s5m2 더블렌즈킷, 박스가 길쭉하다>
<S5II라고 정식 모델명이 쓰여 있다>

s5m2의 박스는 매우 긴 직사각형 형태를 띄고 있다. 내가 구매한 제품이 더블렌즈 (20-60, 50.8)이라서 천상 이렇게 제작한 것 같다. 재미있는 점은 모델명이 한국에서 흔히 쓰는 m2가 아니라 ii로 표기된다는 점인데, 해외에서도 보통은 이렇게 표기하는 것 같다. 자 그럼 과연 속살은 어떤 모습일지 벌써부터 심장이 바운스 바운스 한다. 자, 이제 등짝... 아니 안쪽을 보자!

박스를 열면 간단한 설명서가 있고, 그 아래로 구성품들이 보인다. 렌즈 2개가 담긴 작은 상자가 두개 있고, 그 오른쪽으로 완충제에 쌓여있는 본체가 있다. 나름 꼼꼼하게 포장한 모습인데, 조금 아쉬움을 표현하자면 렌즈가 들어있는 저 조그만 상자가 좀 허접에 보인다는 것이다. 다시금 애플의 감성포장은 물건 그 자체를 사고싶게 하는 마력을 지니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해 본다.

<s5m2 구성품들>

구성품은 단촐하다. 스트랩, 충전기, 어댑터, 연걸케이블, 그리고 배터리가 2개 들어있다. 사실 원래는 배터리1개만 제공되고 충전기와 추가배터리는 사은품으로 받은 것 되시겠다. 언제부터인가 좋은 점이든 아니든 모두 애플 따라하기에 열중인 모습이 참으로 아름답다. 물론, 소비자에게는 그렇지 못하지만 말이다.

<s5m2와 번들렌즈>
<난 2세대라구! 하고 자태를 뽐내고 있다>

s5m2 바디와 번들렌즈인 20-60을 꺼내어 놓아 보았다. 역시 새제품이라 그런지 뽀얗다. 사실은 조리개를 최대한 개방하여 찍은 사진이라 그런 것이다. 사실 외관은 전작인 s5와 크게 다르지 않다. 정면에 바뀐 모델명을 유심히 보지 않는다면 1세대인지 2세대인지 사실 구분하기 어려울 듯 하다. (허세차단용...응?)
단, 상단 로고 부분 측면에 팬이 추가되면서 조금 변했다고 하는데 정말 그런지 옆면도 한번 보고 싶어진다.

자 옆면이다! 음... 뭔가 보일 듯 말 듯 하긴 한데 사실 아직 뭐가 달라진지 잘 모르겠다. 다만, 저 모드 다이얼 질감이 상당히 만지고 싶게 느껴진다. (본인 변태 아님 주의)

<등짝을 보자!>

조금은 밋밋한 측면을 뒤로하고, 등짝, 등짝을 보자!!! 전에 사용하던 니콘의 미러리스는 매우 편리한 조작성으로 한번 맛들이면 빠져나오기 어려울 정도였는데, 얼핏 보기에 파나소닉의 그것도 니콘과 비교하여 떨어져 보이지는 않는다. 사실, s5m2를 구매하기 전 이미 파나소닉의 마이크로 포서드 바디인 G9을 2년 넘게 사용하고 있던터라 더 익숙하게 다가온 것 같다. 센서크기는 다르지만, 기회가 된다면 조만간 두 바디를 비교해 보는 시간도 가져보려고 한다.

<발열방지 팬이 장착되어있다>

니콘과 캐논을 사용하면서 가장 아쉬웠던 부분은 영상촬영시의 발열 문제였다. 물론, 지금같이 추운 겨울이나 짧은 촬영에는 문제가 없다고 하지만, 여행을 가거나 리뷰영상 등을 촬영할 때에는 원테이크로 찍는 경우가 있어서 불편한 것이 사실이다. 광고에는 '촬영시간 무제한'이라고 걸어놓은 제품들도 실상 사용해 보면 배터리가 빨리 닳는다거나, 또는 발열제한이 걸려 멈춘다거나 하는 일이 발생한다.
하지만, 이번 파나소닉 루믹스 s5m2에 와서는 이 문제가 해결된 것으로 보인다. 아직 장시간 촬영을 해 보지는 않았지만 이미 체험단 활동한 분들이나 해외 리뷰영상 등을 보면 1시간 이상의 촬영에도 크게 문제가 없다고 하니 매우 마음에 드는 부분이다. 사실, 위상차 af탑재라는 큰 변화에 가려지긴 했지만, 개인적으로는 이 팬의 탑재가 영상러들에게 있어서는 매우 유용하고, 또 심리적인 안정감을 줄 수 있는 요소라고 생각한다.

<크고 눈에 잘 띄는 영상버튼>

파나소닉s5m2가 끌렸던 또 다른 이유는 바로 사진과 영상을 모두잡은 유틸리티 바디라는 점에 있다. 축구에 비유한다면 박지성이나 네드베드, 또는 모 게임에서 갓으로 평가받는 루트 굴리트 정도 되시겠다. 한마디로 말하면 '육각형' 완전체 바리라고 생각하면 편하겠다. 전원버튼 위로 자리잡은 크고 새빨간 영상버튼은 어서빨리 눌러달라고 사용자를 유혹한다. 영상에는 거의 문외한인 나조차도 저 버튼을 본능적으로 누르고 있는 걸 보면, 마성의 매력을 지닌 버튼이다.

<20-60렌즈를 장착한 s5m2의 늠른함>

번들렌즈를 품은 s5m2의 모습은 가히 이상적이다. 딱 보기에도 균형감이 있어 보이는게 누구라도 가볍게 들고다닐 수 있을것만 같은 모습이다. 여담이지만 사실 전면의 LUMIX라는 로고대신 라이카의 빨간딱지가 들어간다면 아마 이 바디의 값은 500만원을 호가했을 거라고 생각한다. 협업관계에 있다고는 하지만, 사진에 주를 두는 라이카와 영상에 주를 두는 파나소닉이기에, 이 바디를 베이스모댈로 라이카에서 변형모델을 출시할지는 의문이다.

<이래도 나를 가지고 찍으러 가지 않을텐가? 하고 시위중인 모습>

렌즈를 장착한 모습을 가만히 보고 있자니 이거 좀이 쑤셔서 안되겠다. 얼른 일어나서 찍으러 나가지 않겠냐며 나를 보챈다. 그래, 리뷰를 쓴다는 미명아래 카페에 앉아있은지도 어언 두시간이 넘었으니 슬슬 일어날 시간이다. 메뉴하나 시켜놓고 두시간 이상 있는건 뭔가 진상 느낌이니 말이다.


오늘 간략하게 개봉해 본 파나소닉 루믹스 s5m2는 그간 단점으로 꼽히던 컨트라스트af를 버리고 드디어 위상차af를 탑재한 야심찬 모델이다. 소니캐 3총사로 불리는 경쟁 브랜드와 비교해도 손색없는 사진품질과 서드파티 렌즈들과의 호환성, 높은 저조도 성능 등은 익히 알려져 있었지만, 영상에서의 af성능이 없는게 낫다라는 평까지 들으면서 영상러에게는 외면받던 그가 드디어 환골탈퇴해서 돌아온 것이다. 다음 리뷰애서는 조금 더 자세하게 s5m2의 성능에 대해서 다루어 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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