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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저것 끄적대기

뇌피셜 국제정치: 신냉전시대, 그리고 동북아 2편

by 창창한 포리얌 2022. 5.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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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피셜 2편이다. 개인적 의견이니 너무 진지하게 받아들이지는 말자.

 

자, 지난 1편에서는 러시아 입장에서 바라보는 우크라이나 전쟁의 의의와, 이를 통한 푸틴의 목적을 예상해 보았다. 

이번 편에서는 그럼, 과연 대한민국이 위치한 동북아에서, 아니 좀 더 한정적으로 남북관계에서 이를 적용시킬 수 있을지에 대하여 끄적여 보기로 한다.

 

내가 어릴 적, tv를 틀면 '이산가족 상봉'하는 장면들을 자주 볼 수 있었다. 어린 마음에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외치며, 당장 내일이라도 통일이 될 것 처럼 기뻐했었다. 사실 통일이 되면 무엇이 좋은지, 무엇이 나쁜지 등은 알지 못한 채, 그냥 통일을 이루자라는 구호에 맞춰 춤추고 노래했었던 거다. 

 

어느덧 세월이 지나, 금강산 관광을 하고, 개성공단을 만들고, 남북의 정상이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미국과 북한의 정상이 만나는 장면까지 겪어온 지금까지도 통일은 한발자욱도 가가이 다가온 것 같지 않다. 아니, 오히려 남과 북은 여느때보다 치열하게 군비경쟁을 이어가며 국방력 강화에 힘써오고 있다. 일례로 북한은 이미 slbm, icbm 등의 기술을 갖추고 뻥뻥 쏴대고 있고, 한국 역시 고체연료 기술, 우주발사체 기술, slbm, 초음속 무기 등을 개발했거나, 개발중이다. 

 

즉, 말로는 서로 대화하자 협력하자 화해하자고 하면서 한편으로는 상대방을 죽일 수 있는 칼날을 갈고 있는 것이다. 

모순적으로 보이는가? 아니, 내가 보기에는 전혀 그렇지 않다, 오히려 지극히 정상적인 행동이다. 

 

1편의 러시아와 미국의 신냉전 시나리오에서 언급했지만, 서로를 견제하고 억제시킬 수 있는 수단이 없는 상태에서의 대화는 필연 한쪽의 의견이나 힘에 치우치게 되어 있고, 이러한 힘의 균형이 깨어진 상태에서의 대화는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이다. 푸틴이 젤린스키와의 양자회담을 하지 않고 있는 것 또한, 표면적으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나토 사이에 이견이 좁혀지지 않은것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아직 힘의 균형이 러시아 쪽으로 쏠리지 않다고 판단한 것도 작용했을 것이다. 

 

다시 남북관계로 돌아와서, 자 그럼 이 두 국가가 원하는 것을 무엇일까? 내 생각에는 '동북아 신냉전시대'의 유지이다.

서로를 죽일 듯이 으르렁거리고, 때로는 콕콕 찔러보기도 하지만, 전쟁이라는 단계까지는 가지 않도록 하는 것, 어쩌면 이것에 서로 바라는 접점일 수 있다. 주변 강대국들 입장에서 보아도, 남한과 북한은 아직은 포기할 수 없는 지렛대이며, 완충지대이다. 행여, 동북아에서 미국 vs 러시아+중국의 대리전이 발생한다면, 가장 유력한 후보지는 당연 한반도라는 것은 기정 사실이다.

 

남한과 북한은 사실 강대국들 사이에서 그럴듯한 연극판을 깔아놓고, 서로간의 갈등을 최고조로 끌어올리면서 현상을 유지하는 방향을 고수하고 있는 것이 최선책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만에하나 한반도에서 우발적 전쟁이 발발하게 된다면, 주변국들 입장에서도 여간 귀찮은 일이 아니다 그리고 이 전쟁의 양상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길고 잔혹할 것이다.

 

즉, 남북이 서로 노려보고 있는 한 다른 나라들은 굳이 서로 싸우려고 힘을 쓰지 않아도 된다는 이야기다. 그저, 이런저런 명분 만들어서 기술 팔아먹고, 무기 팔아먹고, 떄로는 주변에서 훈련도 해 가면서 노후화 된 전력도 사용하고, 군수기업도 배불려 줄 수 있는 것이다. 

 

북한은 그 동안, 미국과 한국의 군사훈련과 경제제재라는 구실로 핵을 위시로 한 국방전력을 강화해 왔고, 이는 김정은 체재를 유지시키는 강력한 수단중의 하나였다. 경제가 어려운 북한 상황에서 주민동요와, 군부의 반발등을 방지하려면 '우리도 졸라 쎄다', '함부로 못 건든다'라는 걸 내부에 어필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한국 역시 마찬가지이다. 그 동안 수많은 정치인들과 이익집단들은 대북억지력 강화와 강력한 대북정책을 슬로건으로 내걸고서 한자리 차지하기도 했고, 정권을 잡기도 했다. 만약 북한이라는 강력한 라이벌이 없어져 버린다면, 지지층을 똘똘 뭉치게 하는 중요한 전략이 하나 없어져 버리는 것이니, 한편으로는 북한과의 긴장이 유지되는 것이 그들에게는 더 유리할지도 모른다.

 

한반도에서 통일이 이루어지지 않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앞에서 언급한 '서로간의 의도적 긴장관계 유지를 통한 이익'이 매우 큰 원인을 차지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동안 누려왔던 이러한 이익을 버리고 싶어하는 권력자들이 과연 얼마나 될까를 생각해 보면, 통일은 그저 공허한 메아리처럼 들리는 것이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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